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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1Q84 1,2,3권 리뷰, 독후감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by BYJEN 2023.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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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Q84를 드디어 다 읽었다. 책은 1권부터 3권까지로 되어 있다. 제일 재밌었던 편을 고르자면 3권이다.
실마리가 모두 나와 있는 상태보다 실마리를 하나하나 회수해 나갈 때 흥미를 느끼는 편인 것 같다.

무라카미하루키의 소설이 워낙 유명한 건 알고 있었지만 1권과 2권에서 생각보다 많은 선정적인 장면들 때문에 이런 장면이 여기 왜 들어가 있는 거지 하고 의아할 때가 많았다. 그런 장면들이 많아서 이 책 리뷰를 쓴 사람들에 글을 읽어봤는데 나 말고도 다른 사람들도 나와 비슷하게 느꼈던 것 같다. 그런 내용이 없다면 책이 한 권 반으로 줄 수도 있었을 거라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1Q84는 아오마메와 덴고 두 명의 이야기가 번갈아 나오는 스토리를 가진 책으로 소설의 시점인 주인공이 1984년에서 1Q84년이라는 곳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바탕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고마쓰의 제안으로 17세 소녀 에리코가 쓴 공기 번데기라는 책을 고스트라이트 작가로서 고쳐 쓰게 된 덴고와 인스트럭터로 일하면서 노부인을 알게 되어 '선구'라는 단체에 가까이 가게 된 아오마메를 통해 두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다시 만나게 되고 그 사이사이 펼쳐지는 상황들에 대한 구체적인 스토리가 펼쳐진다

1Q84년에서는 현재와 다르게 달이 두 개가 뜨는데 우리가 본래 알던 달과 그 옆에 작은 초록색의 달, 달의 개수로 1984년의 세계와 1Q84년에 세계를 다르게 나타낸다. 달에 대한 언급이 많이 나와서 1Q84를 읽고 있을 때는 산책을 하며 달을 자주 바라봤던 것 같다

다행히도 내가 살고 있는 세계는 2023년. 2Q23년이 아니다. 보름달이 유난히도 크게 떠올랐던 날은 덴고와 아오마메의 이야기가 더 구체적으로 다가왔던 것 같다. 처음에 1권 2권 책을 읽으며 이 책이 그리 재밌게 느껴지지 않았는데 3권을 읽으면서 재미있다는 느낌을 받은 것 같다. 공기번데기에 나오는 리틀피플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오마메, 덴고, 우시카와의 문을 두들기던 NHK수금원이 누구인지 정확한 의미를 남기지 않았지만 작가가 남긴 떡밥을 모두 회수하지 않았던 건 고의로 의도한 게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덴고와 아모마메는 모두 태어난 가정에서 느낀 외로움, 고독함, 억압과 같은 결핍이 있었다. 비슷한 결핍을 가지고 자란 두 사람이 각자의 자리에서 1Q84년에서 겪은 수많은 일상을 지나 수도고속도로 대피소를 통해 1Q84년을 벗어날 때 원래 살고 있던 1984년을 새롭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판타지 같은 이야기지민 비슷한 아픔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이 연대하여 나아가는 모습을 통해 작가는 어떠한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는지도 모른다.

1Q84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아오마메가 고속도로 대피소를 통해 철제 계단으로 내려가 1Q84년을 맞이하고 다시 대피소로 연결되는 반대편 아래 계단에서부터 덴고와 함께 거꾸로 계단을 올라 1984년을 맞이한 순간이다. 잠시나마 다른 세계로 다녀온 두 사람은 원래 그들이 있었던 세계인 1984년으로 돌아왔을 때 안심하고 기뻐한다. 비슷한 종류의 감정을 지니고 살던 덴고와 아오마메라는 주인공을 만나게 하기 위해서라도 1Q84년이라는 곳으로 저자는 그들을 안내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1Q84년에 다녀온 그들은 현재의 세계를 온전히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하나가 아닌 둘이서 나란히 달을 바라보며 소설은 끝을 마무리한다.

이야기가 후반부로 갈수록 책에서 손을 놓지 못했던 것 같다. 책에 빨려드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글을 쓸 수 있다는 건 대단한 능력이다. 중간중간 늘어지거나 불필요한 내용들 혹은 일본문화에 대해 잘 알지 못해 느껴지는 생경한 단어들과 풍경들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재밌게 읽을 수 있었던 소설이다.
무라카미 하루키 신작이 6년 만에 나왔다고 하는데 조만간 새 책을 읽고 리뷰를 남겨볼 예정이다.